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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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도 (38) / 정신과 전문의
"이건 그냥 흉터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지울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죠.
바꿀 수도 없는 과거하고 싸우느라 지금이 힘들면 안 되니까"


# 구구빌딩 3층, 주영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아픈 형에겐 골수와 림프구와 백혈구와 고립구가 필요했고 그걸 수혈해 줄 수 있는 가족은 이제 겨우 열 살이 된 영도밖에 없었다. 굵은 주삿바늘이 등을 찌르고 난 뒤 새우처럼 몸을 구부린 채 마취에서 깨어나기를 여러 번, 엄마는 그때마다 말했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영도 덕분에 이제 형도 곧 나을 거라고.

#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자주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영도는 어느 순간부터 거짓말을 잘 구별해낼 수 있었다.
간호사는 아픈 주사를 아프지 않다고 거짓말했고 형은 아프면서 아프지 않다고 거짓말을 했고 엄마는 형과 영도를 똑같이 사랑한다고 했지만 가끔은 영도가 어린아이라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

# 네 번의 골수이식에도 낫지 않았던 형에겐 급기야 급성신부전이 찾아왔고 급히 신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영도밖에 없었다. 아빠는 더는 영도를 DNA 공장으로 쓸 수는 없다고 울었고 엄마는 그래도 형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울었다. 그날 밤, 아빠는 엄마가 절대 찾지 못할 곳에 영도를 숨겼다. 그렇게 가게 된 낯선 종교 시설에서 며칠을 견뎌낸 영도에게 아빠가 다시 찾아온 건 형이 세상을 떠난 날이었다. 형과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영도는 가장 슬펐고 아팠고 또 너무 어렸지만 형을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 엄마는 끝내 그런 영도를 안아주지 않았다.

# 영도는 정신과로 진료를 정했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거짓말을 찾아내 꽁꽁 숨기고 있는 아픈 곳까지 고쳐주고 싶어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사람들을 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게,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고 싶게, 그렇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누군가를 구해준다는 것, 영도에게 그것은 그 누구가 아닌 영도 자신의 삶을 비로소 의미 있게 만드는 유일한 생존법이었으므로.

# 레지던트를 끝마칠 무렵, 영도의 심장이 고장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확장성 심근병증, 제세동기를 심는 수술을 받고 심장이식을 기다려야 했다. 병원 일을 할 수 없었던 그 시기, 방송국 피디로 일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한 드라마의 의학 자문을 맡게 되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안가영, 연쇄살인범의 정신을 분석하는 의사 역할이었다.

# 늘 불안정해 보이던 가영이 드라마가 끝난 후 영도 앞에 불쑥 나타났을 때, 영도는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보내면 이 사람은 오늘 죽겠구나, 따라가 그 사람을 살렸고 그때부터 곁에 있어 주었다. 이제 괜찮으니 그만 헤어지자, 가영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 영도에게 맞는 심장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나타나게 해달라고 기도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건강한 누군가의 뇌사를 비는 것이 될까 봐. 입퇴원이 점점 잦아질 즈음 마침내 새 심장을 받게 되었고 그러면 안 되지만 영도는 자신에게 심장을 준 증여자를 남몰래 찾아냈다. 이정범, 당신은 형사였구나, 당신을 죽게 만든 사람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구나. 영도는 그렇게 또 두 가지 숙제를 자신에게 냈다. 최대한 오래, 최선을 다해 당신 몫까지 살아보겠다, 그리고 당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이 잡히는 것을 내 눈으로 반드시 보고야 말겠다.

# 이정범 형사가 생전 근무했던 풍지경찰서를 지겹도록 드나들며 살고 있던 중 대학시절 과외를 해주었던 철도의 소개로 살인사건이 일어난 풍지동의 한 건물, 구구빌딩으로 병원을 옮기게 된다.

#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4층 여자 강다정, 영도는 우연히 상처투성이 두 발로도 야무지게 서 있는 다정에게 위태로운 일이 일어나려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달려간 곳에서 목격하게 된 갑작스러운 죽음, 심지어 그 죽음의 끝은 또 다른 범죄와 연결되어 있다.


― 주영도 주변인물 ―


천승원 (38)

천승원 (38)

TVC 예능국 PD

"안녕하십니까, 준비된 싱글, 광기 어린 천재, 미친 열정, TVC 예능국 천채피디 천피디 천승원입니다.", “그냥 미친놈이에요, 줄여서 천원"

# 방송국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시도 때도 없이 영도의 집을 드나들고 삼총사 중 두 명이 구구빌딩에 있다는 이유로 하루가 멀다고 구구빌딩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승원은 어디에나 있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으며 무슨 말을 해도 모두 그러려니 한다. 승원이니까.

#정신과 의사인 영도를 방송 패널로 여기저기 알뜰하게 팔아먹어 왔고, 이번엔 하늘까지 새로 런칭하는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한다. 어디선가 찾아낸 하늘의 치명적인 약점을 틀어쥐고서.

# 그래도 영도가 아플 때면 병원이든 집이든 내내 곁에 있어 주고 뽀송뽀송한 자신의 간도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말하는 결국엔 미워할 수 없는 인간, 고마운 친구다. 그래서 영도와 하늘은 승원을 버리지 않고 아직 놀아준다.
오미경 (55)

오미경 (55)

간호사

# 소중한 것을 잃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시기에 영도를 만나 가장 필요한 도움을 받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은 영도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영도를 의사로서 존경하지만, 때론 아들처럼 혹은 동생처럼 챙긴다.

# 짧고 굵은 화법, 어려운 질문은 객관식으로 물어보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 내가 안가영씨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1. 영도에게 일생 도움은 안 되면서 불쑥불쑥 멋대로 찾아오고 올 때마다 크고 작은 트러블을 일으키니 몹시 짜증이 나는군.
2. 딱 한 번만 친한 척하면서, [더 프린세스 : 영원의 공주] 결말을 물어봐도 될까?
3. 밥은 먹고 다니냐?

복수 정답도 가능, 모르겠다면 패스.
나민재 (29)

나민재 (29)

간호조무사

# 영도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