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유세풍 (본명 : 유세엽)

유세풍 (본명 : 유세엽)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마음의 맥을 짚다!
인물, 학식, 성품 등등을 온전하게 갖춘 그 자체로 따듯한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같았던 남자. 헌데, 왕실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내의원 최고 침의(鍼醫)에서 침만 잡으면 하얗게 질리며 때로 과호흡, 두통, 구역감을 겪는 병자로 전락하고는 누구의 원기 회복에도 도움 안 되는, 차갑게 식어버린 맹탕 신세가 되어버렸다.

'본 투 비 양반'이었다. 대대로 꽃길만 걸어온 명문세가, 이조판서 유후명의 아들로 뼛속 깊이 장착된 월등한 유전자는 애써 겸손하려 해도 그를 가만 놔두질 않았다. 수려한 외모로는 군계일학(群鷄一鶴), 내로라하는 북촌 사내들을 한순간에 뒷마당 수탉으로 만들었고. 눈빛이 종이 뒷면까지 꿰뚫을 정도로 서책을 파고 또 판 덕분에 이해가 깊고 날카로웠으니. 십 오세에 성균관 입학, 십칠 세에 문과별시 장원, 십팔 세에 문과 식년시 초시, 복시까지 삼장 장원을 석권한 가히 천재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없는 사내였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결국 ‘의원’ 이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모친을 병으로 잃게 되자 붓을 꺾고 의학에 매진했다. 이후, 세엽은 의과 초시, 복시 장원을 거머쥐며 단숨에 내의원에 입성하였다. 남들은 족히 십 년은 걸릴 과정을 불과 두 해 만에 단기 속성으로 끝내버렸다.

완치된 이들의 한결 좋아진 얼굴과 감사의 인사는 뒤로 하고, 본인의 진단과 치료로 병증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승전의 결과물에만 집중했다. 차곡차곡 케이스를 쌓은 덕에‘내의원 수석 침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세엽의 세계가, 단 한 번의 시침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버렸다. 스승, 어의 신귀수 대신 왕의 얼굴을 뒤덮은 종창에 시침했으나, 출혈이 멎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왕은 승하하고 도제조인 부친은 왕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려고 애를 쓰다 목숨을 잃는다. 살아남았으나 좌절감과 죄책감, 의문을 떨칠 수 없었던 세풍, 절망의 나락을 헤매는 건 당연지사. 절벽에서 몸을 던지려다, 웬 여인의 구명을 받은 후, 1년 간 고통스런 기억을 지우려 술로 보내던 중 계지한을 만나게 된다. 숙식을 해결하고 몸을 의탁해야 할 거처인 계수의원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치매 걸린 할망, 맞짱 뜨기의 대가 입분, 약초 천재 장군, 조선판 고든램지 남해댁 등 사연도 캐릭터도 천태만상인 이곳에서 1년을 외면했던 세엽의 의원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