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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원한 여름, 서로를 성장 시키는 사랑

스물둘은 IMF로 집이 망한 몰락한 도련님이다.
열여덟은 IMF로 팀이 없어진 어정쩡한 펜싱선수다.

1998년, 시대는
이들의 꿈을 빼앗고, 돈을 빼앗고, 가족도 빼앗았다.
시대가 주는 시련에 두 청춘은 흠뻑 젖었다.
스물둘은 체념했고, 열여덟은 반항했다.
서로를 보면서 배워갔다. 체념하는 법을, 반항하는 법을.
그리고 함께 있을 땐 시대를 문 밖에 두고
잠시 행복하기로 했다.

모든 생물이 열렬히 성장하는 여름,
미숙한 청춘들은 함부로 서로를 믿었다.
성장통은 새하얀 햇빛만큼 따가웠지만 함께여서 기꺼웠다.
행복은 찰랑이는 물결 같았으나 시련은 폭풍이었다.
마구 휩쓸리고 두드려 맞느라 서로의 손을 쉬이 놓쳤다.
원망하지 않았고 미워하지 않았다. 이해했고, 이해됐다.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키웠다. 함께 어른이 되어갔다.

첫사랑이 첫사랑인 줄 모르고 지나가고 있었다.

#2. 숙명의 라이벌전

경쟁자이자 동반자, 인연이자 악연, 라이벌.
열여덟 동갑의 나희도와 고유림, 두 사람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유림 앞에
듣보 중에 상듣보 나희도가 나타난다.
희도에게 유림은 꿈이자 덕질의 대상이었고,
유림에게 희도는 트라우마다.

유림의 학교에 희도가 전학을 가면서
둘은 같은 펜싱부의 동료가 된다.
그러나 운명은 두 사람에게 잘 지낼 기회를 주지 않는다.
국가대표도 처음인 주제에 희도는 유림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서로를 향해 처음으로 칼 끝을 겨눈 두 사람,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 모든 경기의 마지막 시합은 두 라이벌의 차지였다.
세상은 두 라이벌의 승부에 관심이 많았고,
많은 만큼 떠들었다.
칼끝을 겨누고 으르렁대는 건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같았다.
모든 순간을 결승전처럼 싸웠다.

둘은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이해하고, 누구보다 미워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하게 된다.
청춘은 가끔 그런 일들을 해내니까.

#3. 우리 엄마, 엄마의 엄마, 그리고 나

2021년 열다섯 소녀는,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뛰어들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는 걸 안다.

최고가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듦을 걱정한다.
매체들은 공무원 시험이나 건물주 같은 단어들을 퍼나르며
시대를 자조한다.
중2병은 '밈'이 되어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다.

2021년은 발레리나가 꿈인
중학교 2학년 민채의 발을 꽁꽁 묶어놓는다.
엄마와 싸운 민채는 여름방학 동안
외할머니 집에서 지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엄마의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일기장에서,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쓴 나희도 선수가 아닌,
열여덟의 천방지축 나희도를 만나게 된다.
엄마의 꿈, 엄마의 우정, 엄마의.. 구남친까지.

외할머니는
"모든 시대는 그 시대만이 짊어진 십자가가 있다"고 말했다.
살기가 나아졌다고 삶이 나아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민채는 그 모든 말들이 알쏭달쏭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정확히 알겠다.

인자한 얼굴로 현자 같은 말을 하는 할머니가,
엄마에게 얼마나 무자비했는지.

#4. 시절 인연, 다섯 청춘들의 케미스트리

그 시절, 다섯 청춘이 있었다.
하면 된다! ‘열정, 패기, 도전’이 직업인
에너지 과부하 비글, 포기를 모르는 여자 나희도,

펜싱복 벗으면 천상 귀염상, 말끝마다 하트가 붙어있는
사랑스러운 외유내강 고유림,

싸이월드 투멤남이 목표, 일진이라 주장하지만
딱히 뭘 안하는 그 시절 인플루언서 문지웅,

전교 1등이자 반장,
그러나 가슴 속엔 반항심으로 가득 찬 잔다르크 지승완,

그리고 이 문제 많은 청춘들의 해결사인
좀 더 성숙한 청춘, 그래봤자 애송이 백이진,

어딜 봐도 닮은 구석 없는 다섯은
함께할 이유도 목적도 없었으나
그냥 함께 있기에 함께가 되었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리는 설렘도,
고민의 원인이 서로가 돼 버린 고통도,
모두 함께여서 생긴 일들이다.

영원히 함께일 것 같았던 그 '시절인연'들,
그 시절을 사랑하는 건
시절 인연을 사랑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멀어졌을지언정 가슴 한 구석에 박제되어
영원히 빛나고 있는 모두의 한 페이지.
이제, 그 한 페이지를 펼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