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민정호

민정호

대법관

가온의 스승이자, 방황하던 가온을 올곧은 길로 이끌어준 어른. 중년의 나이임에도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의 소유자이다. 젊은 시절부터 소외된 이들을 위한 ‘거리의 변호사’로 살았고, 나중에는 로스쿨 교수도 겸하면서 제자들을 키워냈다. 거리의 변호사 시절에는 탈선하던 아이들이 민정호가 떴다 하면 줄행랑을 칠 정도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말 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물처럼 대법관에 임명됐다. 꽉 조이는 법복 보다 반팔 티셔츠가 편했지만, 참았다. 무너져 내린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그 자신이 밀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던 참이다. 그런 그에게 요한의 등장은 본능적으로 경계의 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요한은 결코 선이 아니다. 요한이 하려는 일은 세상의 정의를 위한 게 아니다. 이 모든 건 요한의 의도에 맞춰 제작된 완벽한 쇼에 불과하다. 민정호는 요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광대 같은 대통령, 꼭두각시 같은 대법원장,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강요한을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는 초조함이 민정호를 갉아먹는다. 아들처럼 아끼는 가온을 요한 곁으로 보내며 그의 뒤를 파헤쳐 달라 부탁하지만, 가온의 한 마디, '저보고 가롯 유다가 되라는 말씀입니까?'가 못내 아프고 미안하다.
오진주

오진주

시범재판부 우배석판사

화려한 외모, 친근한 미소가 미디어 재판에 딱 맞는, '카메라가 사랑하는 판사'다. 본인 스스로 실력이 아니라 외모 때문에 발탁되었다고 말할 정도. 그런데 알고 보면 대책 없는 푼수에 호들갑 대마왕이기도 하다.

항상 필기시험 성적은 그저 그런데 탁월한 면접시험 능력으로 로스쿨도 붙고, 판사도 되었다. 성적은 거의 꼴찌여서 지방을 전전 근무하다가 일약 온 국민의 주목을 받는 시범재판부의 일원으로 당당히 대법원에 입성.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살리고 말겠다는 의욕이 하늘을 찌른다.

정도 많고, 눈물도 많고 애교도 많지만 욕심도 많다. 미워할 수 없는 속물.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며 편견을 갖지만, 실은 시골에서 농사일 도우며 자랐고, 서울 변두리 원룸에서 낯선 이의 발걸음 소리를 두려워하며 살던 흙수저다. 그래서 같은 흙수저 가온을 한 눈에 알아본다. 레이더처럼.

문제는 너무 큰 무대에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 갑자기 뜨면서 사람들의 시선에 중독되어 버렸다는 점.
처음에는 '매력도 실력이다' 정도로 일도 열심히 하며 자신의 매력을 살려 출세하겠다 정도였는데, 대중의 열광이 지속될수록 점점 욕심이 생긴다. 흔들린다.

그 흔들림을 놓치지 않고 막후의 권력자 정선아가 접근해 온다.
- 욕심내 봐요. 제가 본 시범재판에서는, 오 판사님이 제일 빛났어요. 반짝반짝.

그 치명적인 유혹의 목소리에, 나라고 '정의의 신전' 대법원에 흉상을 남기는 역사적인 인물이 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야망이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