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정선아

정선아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강요한의 유일한 최대 숙적.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이자, 악마판사 강요한을 곤경에 몰아넣고 사냥감 취급하는 유일한 존재. 치밀하고 유능하고, 가차 없다. 우아하고 화려한 외모, 현란한 언변. 능수능란한 사람 다루는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위선 뒤에 가려진 인간들의 진짜 욕망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그녀의 최대 무기다.

보통 선아라는 이름은 선녀 같이 아름답다는 한자로 짓는데, 정선아의 이름은 특이하다. 그저, 착한 아이다. 착할 선, 아이 아. 善.兒. 애 이름을 이렇게 짓는 사람은 흔치 않을 거다. 엄마가 지어주셨다. 무책임한 남자에게 버림받고 험한 세상을 악다구니 쓰며 힘들게 살던 엄마는 딸이 그저 평범하게, 착한 아이로 살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험악한 빈민촌에서 자란 어린 선아에게, 세상은 욕설, 구타, 증오, 성폭력이 자연법칙 같이 당연한 곳이었다. 선아는 자연스럽게 새끼 야생동물처럼 으르렁거리고 되받아치며 사납게 자랐다. 그게 당연했다.

그녀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 그녀는 오직 '오늘'만을 살아간다. 하루하루가 신나서 미치겠다. 인간의 속내를 꿰뚫어보고 이들을 조종한다는 점에서는 마치 요한과 영혼의 쌍둥이 같지만, 그녀에게는 인간의 위선, 탐욕, 어리석음에 대한 분노 따위는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오히려 눈을 휘둥그레 뜨며 의아해한다. 그게 먹잇감인데 왜? 아유, 안 그러면 어쩔 뻔했어. 감사하며 살아야지.

Why so serious? 진정한 쾌락주의자인 그녀는 이 세상의 조커이자, 할리퀸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답고 비싼 물건들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뛴다. 인간들 따위는 어리석고 추할 뿐이지만 세상에는 빛나고 아름다운 물건들이 너무나 많다. 그것들을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모아 이쁘게 진열하는 것이 취미. 문제는 그녀가 꼭 수집하고 싶은 아름다운 것들 중에는, 강요한도 있다는 것. 강요한은 그녀의 욕망의 근원이자, 파멸의 근원이 되고야 만다.

...불행하게도 세상에 태어나 한번도 누군가가 착하게 대해 준 적이 없었던 선아는, 엄마가 이름을 지어주며 바랐던 것이 무엇인지도, 자기가 얼마나 망가지고, 상처받으며 살아온지도 모른 채 살아갈 것이다.

그저 본능에 따라 먹이를 쫓으며, 야생동물처럼.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허기에 시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