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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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저희 회사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군요.
저는 소위 말하는 재벌 아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머니가 손수 기업을 운영하고 계시고, 큰 형이 그 자리를 이어 받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기업이니 사업이니 정치니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내로라하는 과외선생들로부터 수업을 받았지만 공부엔 별 뜻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뭐, 뻔한 얘기들이죠.
그런 저를 어머니는 못 참으셨고, 유학길에 올랐고, 덕분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더 심취할 수 있었죠.
저희 집에서 저는 망나니입니다. 고집도 세고 독단적이라 긴 싸움이 이어졌죠.
경영수업을 해도 모자랄 판에 배경을 숨기고 영화판에 뛰어들어 연출부 막내부터 시작했습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거든요.
지금은 물론 그 꿈을 접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찍을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영화 제작사를 차렸습니다.
잘 찍진 못해도 보는 눈은 밝아 그럭저럭 잘 되고 있습니다.
재벌 아들인 게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따르더군요.
환멸을 느끼면서도 이용했습니다.
이런 건 어머니를 많이 닮았죠.

내놓은 자식으로 살면서도 어머니가 절대 포기 못한 게 제 결혼이었습니다.
제 허점을 상쇄시킬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자를 찾았고,
그게 지금 제 아냅니다. 어머니의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고, 저희 집에 순종했습니다.
처가의 가세가 기울고 나서는 그야말로 복종했습니다.
생기 있고 우아했던 아내는 계절을 잘못 만난 식물처럼 점점 시들어갔고,
저는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비겁하게 모른 척 했습니다.
제 아내는 10년의 결혼생활 동안 저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가 처음으로 부탁한 것이 바로 이혼입니다.
저는 그동안 결혼생활에 불성실했고, 여러 여자들을 만나왔습니다.
제가 불륜을 저질렀단 증거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증거들이 이혼 과정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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