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 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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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 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 - 코린토 1서 10장 13절

제게 가장 힘을 줬던 성경 구절입니다.

오랜 무명 배우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신부님 말대로 정말 신기하게도, 하느님은 언제나 제가 극복할 수 있는 시련만 주셨습니다.
무명배우로 산다는 것은 나쁜 일에 휘말리기 쉽다는 뜻입니다.
10년의 배우 생활 동안 저 역시 나쁜 일 앞에서 흔들린 적이 많았습니다.
잠깐만 눈 딱 감고 그 일을 하면, 먹고 살 돈이 생기거나 일이 생기니까요.
하고 싶은 건 연기였지만, 해야 하는 건 생활이었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일과 해선 안 될 일 사이에서 홀로 흥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까진 되지 않을까, 이 정도까진 괜찮지 않나..?
그러나 전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주어진 길을 밟아갔습니다.
엑스트라부터, 조폭 지망생역까지...
생활은 궁핍했지만 마음만은 충만했습니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아침드라마 조연의 기회가 찾아왔어요.
처음으로 단역이 아닌 조연.. 하느님이 시련과 함께 ‘보상’이라는 길을 열을 열어주신 거죠.

그런데..
하느님은 그 길 위에 예상치 못한 사람을 세워놓으셨습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를 팬 나의 팬, 그 여자를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이 계획한 시련인지, 아니면 또 다른 보상인지.

문제는.. 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팬의 사랑이란 걸 처음 받아봐서일까요?
그것이 이토록 숭고한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이런 건 성경 속에서나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큰일입니다. 이제 그녀가 촬영장에 보이지 않으면 허전합니다.

부디 저를 도와주세요, 신부님.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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