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이민정(박효주) 36세

"지금 내 삶을 지키기 위해서 죽을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걸. 이젠 알겠어."

홈쇼핑 뉴브랜드팀. 입사11년차. 만년 대리.
낙천적이다. 여유롭고 유쾌한 천성을 지녔다. 아등바등거리며 무언가 얻어 본 적이 없다. 욕망 자체가 적고 현실을 만족하며 살아간다.

취직에도 전전긍긍하지 않고 대학 졸업 후 한량생활이 지겨워 질 무렵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적당히 일하고 때 되면 나오는 월급으로 하는 생활도 꽤 괜찮았다. 입사 할 땐 한산하던 홈쇼핑 업계가 이렇게 살벌한 곳으로 변할 줄은 몰랐지만.

‘가늘고 길게 살자’가 인생의 목표다. 넘쳐나는 업무에 불만이 생겨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조용히 제 할 일만 끝낸다. 퇴근하면 맥주 한 캔 할 수 있는 깔끔하게 정돈된 그녀만의 공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인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 건 유산으로 받은 사당동 건물 한 채와 강남의 아파트 뿐. 쓸쓸하진 않다. 여전히 자신의 인생이 제일 실속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한다. 최근에도 ‘하이데거’라는 닉네임을 쓰는 남자와 가벼운 ‘데이트 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매주 금요일, 글로리아 호텔. 남자가 방을 얻어 문자를 보내면 와인을 가지고 그 방으로 간다. 그리고 하룻밤의 뜨겁지만 담백한 연애. 굳이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가르쳐 줄 필요가 없다.

정희재

정희재(윤승아) 25세


“아프니까 청춘이야! 엄살 떨지말고 현실을 제대로 봐!
우리 언제 아파트 사서 결혼해?”


홈쇼핑 뉴브랜드팀. 팀원. 입사 1년차.
목표를 향해 무조건 달렸다! 스펙이 중요한 이 사회에서 오직 대기업입사만이 꿈이었다. 진짜 피터지게 공부했다. 놀아보지도 못하고, 온갖 자격증을 따며 이십대 초반을 보냈다.

롤모델인 신주연처럼, 멘토인 강태윤처럼, 성공하고 싶다. 네네! 하며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얼른 그들의 눈에 띄고 싶다. 그렇게 내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
힐 신고, 명품 사고, 밤새 공부한 것 어필하면서, 기센 선배들 사이에서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조직 내에서 자기를 어필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오늘도 죽어라 달린다. 왜? 살아남아야 하니까!

한지승과 5년 째 연애 중이다. 지금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것을 아끼며 돈을 모은다.
매해 얼마를 모아야, 몇 년 안에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언제쯤 낳을 수 있는지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된 지승의 고시 실패로 그 계획이 자꾸 늦춰진다. 겉으론 한지승에게 웃으며 계획을 몇 년 늦추면 된다고 말하지만, 사실 희재는 불안하고 두렵다. 그가 영원히 고시생으로 늙어갈까봐. 고시생 뒷바라지만 하다 결혼도 못하게 될까봐. 이 서울 하늘 아래 집 한 채 못 지니고 늙어 죽을까봐.

그녀에게 ‘현재’란 없다. 온통 ‘미래’만 있을 뿐이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서울 변두리에 집 한 채, 아이들의 양육, 그리고 노후까지... 미래는 언제나 뻔하다. 그런 그녀가 한지승은 답답하다. 왜 현재를 즐기지를 못하는가? 집은 없어도 되고, 아이는 안 낳아도 되는데. 그러나 그녀는 한지승이 답답할 뿐이다. 이 남자, 왜 이렇게 현실을 모를까? 밖은 온통 전쟁터라고!!!


이우영

이우영(박유환) 29세

“남자친구와 헤어지라는 말은 안할께요. 대신, 힘들면 기대요.”

홈쇼핑 뉴브랜드팀. 팀원. 입사 1년차. 희재의 동기.

팀원들은 우영을 제 3의 성을 가진 사람, 즉 남자면서 여자와 잘 어울리고 이해하는 사람이라 말한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남동생처럼 유들유들하게 눈치껏 행동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절대 좌절하는 법이 없다.
덕분에 주위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해 준다.

여자들 속에서도 치이지 않고 느물느물 잘도 묻어간다. 성격 센 엄마와 기센 세명의 누나를 둔 덕에 여자에 대해서는 알만큼 안다.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선천적으로 여유로움을 타고났다. 해외 유학파. 아무렇지도 않게 걸치고 나온 티셔츠가 몇 백을 넘는 명품. 화려한 인맥. 못 다루는 악기가 없고, 안 가본 여행지가 없으며, 모르는 브랜드가 없다. 매너는 물론이고 유머 또한 풍부해 연애 좀 아는 남자-로 보인다.

희재와 같은 팀의 막내로, 희재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회사에서나 고시생인 남자친구에게나 늘 진지하게 노력하는 희재에게 진정성과 호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