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김욱

김욱

남. 30대

여전히 조각같은 외모, 귀를 녹이는 꿀성대, 출구 없이 홀딱 빠져드는 츤데레 매력까지. 나 김욱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사기, 아니 완벽한 남자야. 단점? 그런 거 없는데... 아, 하나 있다. 쓸데없이 정의로운 거. 그게 왜 흠이냐고? 말도 마. 그놈의 정의감 때문에 생사를 오간 게 한 두 번이 아니에요. 기억 안 나? 납치당하는 여자 도와주려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을 뻔한 거. 하늘이는 또 어떻고? 괜히 엄마 찾아 준다고 약속했다가 유괴범으로 몰리고 미친놈 소리 들었잖아. 내가 한 번 뱉은 말은 꼭 지키고야 마는 성격이라. 훗. 그게 벌써 일 년 전이네. 두온마을... 그 낯선 곳에서 엄마를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사실 지금도 안 믿겨. 며칠 전에 두온마을에 갔었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카페 하와이, 놀이터, 그때 내가 본 게 다 헛것이었나 싶더라니까. 막말로 죽은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게 말이 돼? 미친놈 소리 들어도 싸지.

근데 말이야. 그게 꿈이든 헛것이든 너무 좋았어. 덕분에 엄마에 대한 오해도 풀렸고, 범수, 준수, 토마스처럼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장씨 아저씨랑 고생고생 하면서 마을 사람들 찾으러 다닌 것도 뿌듯했고. 뭐랄까. 안 그래도 멋진 놈이 더 성숙해진 느낌이랄까. 잘난 척 하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고 사실이!

아놔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뉴스 안 봤어? 그 지나가던 시민이 바로 나야! 이런 일 한 두 번도 아니니까 됐다고 극구 사양하는데도 굳~이 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용감한 시민상까지 받았잖아.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햇빛밝을 욱. 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사람!

좀 찜찜한 게 하나 있긴 한데... 그 날 보이스피싱 당할 뻔한 할머니 도와줄 때 말야. 어떤 남자가 나한테 범인을 지목해서 알려줬거든. 그래서 냅다 쫓다가 놓쳤는데 이번에도 그 남자가 나타나서 범인이 반대쪽으로 갔다고 빨리 가보라는 거야. 아니 범인을 봤으면 지가 잡던가 아니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지, 왜 자꾸 나한테 잡으래? 거기 딴 사람도 많았는데 하필 나한테 와서. 이상하지 않아? 그때 이후로 이 녀석이 자꾸 내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어. 우연히 만난 척 하면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 은근슬쩍 날 떠보기도 하고. 아주 수상해. 분명 속셈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을 안 하네. 그래서 기억을 되돌려 봤는데 아무래도 이 자식, 그 날도 일부러 접근한 것 같애. 뭐지. 뒷골이 서늘해지는 묘한 기시감은. 이러다 또 골치 아픈 일에 엮이는 거 아냐?

아... 귀찮고 복잡한 거 딱 질색인데.
삘이 온다. 뭔가 쌔한 삘이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