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소개

주장미와 가족들
주장미(한그루)"결혼을 하고 싶은 여자"
성별 : 여
나이 : 29 친구들은 다 서른인데 빠른86이라 간신히 이십대 명목을 유지
학벌 : 지방대
거주 : 강북. 다음다음 세대까지도 절대 재개발될 리 없는 부모님 명의 낡은 주택
직업 : 백화점 명품매장 판매직원. 24시간 명품과 함께하지만 본인 소유 명품 없음.
차 : 10년 묵은 삼천리 자전거
외모 : 강아지상. 일할 땐 나름 세련. 백화점 문밖을 나서는 순간 마법이 풀린다.
집안 : 물장사하시는 부모님. 물려받은 재산은 알콜 분해에 특화된 싱싱한 간

이 시대가 요구하는 명품 신붓감의 조건들을 무엇 하나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혼시장의 초특가 세일상품.
모자라면 좀 가리고 세련되게 포장할 줄이라도 알아야 되는데 지나치게 정직하다.
가렸는데 은근 풍기는 세련된 섹시미 이런 거 모른다. 그냥 훌렁 파인 옷 입는다.
할 말은 꼭 해야 하고,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거고, 밥은 배 부르려고 먹는 것.
스스로는 솔직담백한 성격이라고 자부하지만 남들 눈엔 그냥 단순무식한 거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결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결혼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그 놈의 사랑 말이다.

“결혼은 사랑을 영구보관하는 세상에서 제일 로맨틱한 제도야!”

공기태라는 이 남자, 입만 열면 잔인한 돌직구를 장미의 가슴에 꽂는다.
보고 싶다고 불쑥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게 얼마나 무례한 짓인지, 무조건 좋아한다고 들이대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짓인지, 2G폰을 고집하는 아날로그 취향은 또 얼마나 자기도취적이고 이기적인지, 그런 구닥다리 고집불통으로 무슨 소통을 하고 사랑을 하겠다는 건지...
살살 비웃고 이죽대는 놈의 태도에 화르르 타올라 한판 대차게 붙어 버린다.
이상한 악연이다. 장미의 결정적 굴욕의 순간엔 늘 그가 있었으며, 말도 안 되게 꼬인 악연은 장미를 스토커로 만들어버리기까지 한다.
그런 그 놈이 불쑥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해온다.

“나랑 우리 집에 좀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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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소녀

나소녀(50대 중반, 주장미 모)

마음만은 꽃 같은 열여덟 소녀.
젊은 시절 남편을 열렬히 짝사랑했다.
말 한 마디도 함부로 않는 주경표의 진중한 카리스마에 반해 졸졸 따라다녔다.
하지만 결혼해서 남편이 된 주경표는 돈밖에 모르는 쪼잔한 남자였다.
둘이서 호프집을 운영하며 인건비 비싸다고 종업원도 못 쓰게 했다.
나름 곱게 자란 고명딸 나소녀, 1년 365일 호프집 주방에 갇혀 술 냄새 기름 냄새에 쩔어 쪼글쪼글 늙어버린 게 한스럽다. 진중하게 입 꾹 다물고 아끼고 아끼다 겨우 내뱉은 말이 고작 밥 달라는 말뿐인 남편이 이젠 정말 답답하고 지긋지긋해졌다.

경제적 자립능력이 없었던 탓에 꾹 참고 딸 하나 바라보며 살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돈 좋아하는 남편이 악착같이 모은 재산 절반을 뚝 떼어내 남은 생은 ‘혼자’만의 싱글라이프를 즐기겠다고 큰소리 뻥뻥 친다.
이혼서류는 진즉 받아다 모든 항목 꼼꼼하게 작성해두었다. 도장만 찍으면 된다.
장미가 어릴 땐 딸 대학만 보내면 바로 이혼할 거라고 입버릇처럼 그랬다.
장미가 대학에 들어가자 이번엔 딸 하나 있는 거 시집만 보내면 바로 이혼이란다.
장롱 서랍에 십년 넘게 스탠바이 중인 이혼서류에 과연 시원스레 도장 찍힐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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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표

주경표 (50대 후반, 주장미 부)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이 시대 전형적인 아버지.
아내와 딸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활비와 용돈 건네며 허세 떨기.
그라고 어찌 사랑과 낭만을 몰랐겠는가. 가난한 미대생이었던 주경표, 예술을 사랑하는 감성청년이었으나 부양해야할 가족이 생긴 뒤 단칼에 꿈을 접고 현실을 좇았다.
그렇게 자기를 버리고 평생을 헌신봉사 했다.
평생 24시간 한 여자 곁에 붙어 머물며 단 한 순간도 곁눈질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마워하기는커녕 입만 열면 수전노 취급인 아내가 황당하고 화난다.
새카맣게 젊은 놈들의 술주정과 토사물을 받아내며 쪼글쪼글 늙어버린 뒤에야 포기했던 젊은 날의 꿈이 떠올라 가슴이 뻥 뚫린 듯 공허하다.
허전하고 답답한 마음 마누라에게 짜증으로 풀어보지만 예전처럼 받아주지도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며 무반응으로 일관한다.
젊음, 사랑, 꿈, 그리고 딸.. 모든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뒤 인생에 남은 마지막 하나, 아내마저 그를 떠나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