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지원탁

지원탁

28세 / 지화지구대 순경
지화동으로 발령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찰이 된 데는 어떤 특별한 이유나 사명감 따윈 없었다. 그저 여러 공시 중에 경찰공무원 시험이 가장 유리해서 준비했고 붙었을 뿐. 만약 지화지구대로 올 줄 알았다면 아마 경찰고시 따윈 치지 않았을 것이다. 원탁은 꼭 물에 빠진 것만 같다. 부유하던 해초가 그의 발목을 감아버린 느낌. 지화동은 그에게 그렇게 어두운 기억이기에.

그렇게 무겁고 복잡한 심정으로 첫 출근을 하던 날, 여차하면 관둬버리려던 날. 구여친 민조와 뜻밖의 재회를 한다. 바로 지화동 지구대에서, 멘토와 멘티로. 한때 뜨겁게 연애했고, 서로 사랑한다 믿었던 민조와 예기치 못한 재회는 원탁을 지화동에 주저앉게 만든다.

작은 순찰차 운전석, 조수석에 민조와 나란히 앉아 하루 종일 순찰을 돌아보면 예전 기억이 떠오르며 묘한 긴장이 흐르곤 한다. 우리 서로 한 몸처럼 붙어있었는데.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었는데. 어쩌다 헤어졌던 걸까. 도무지 그 이유가 기억나지 않은 채.. 나는 니 사수일 뿐이다, 존대해라, 맞먹는 눈깔 치워라, 민조의 구박을 나름 즐기며 그럭저럭 신임 순경 임무를 수행하다 문득 깨닫는다.

어떻게 이 동네는 이렇게 예전 그대로이지?
붙박이처럼 뿌리박고 사는 어른들은 그렇다 쳐도..
왜 당신은.. 아직도 여기에 남아있는 걸까?
황민조

황민조

28세 / 지화지구대 경사
첫 발령 받은 신임 순경 멘토를 해야 한단 얘길 들었을 때부터 짜증이 났다. 귀찮은 신임 교육 따위 맡고 싶지 않았고. 더구나 그 신임이 구남친일 줄은 더더욱 몰랐다. 평범하고 단순하며 흔들림 없던 민조의 일상에 균열이 생겼다. 원탁을 보자마자 몇 초쯤, 너무 어이없어 넋이 나갔던 민조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일말의 흔들림도 없던 척 사무적으로 인사하고 사무적으로 교육하고 사무적으로 원탁을 대한다고 자평한다. 단, 여럿이 함께 있을 때 그리고 넓은 실내나 야외에서만.

신고가 없어 출동도 없이 단둘이 순찰차에 있기라도 하면, 몸 뒤척이다 어쩌다 스치기라도 하면, 예전 뜨거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원탁과 다시 어쩔 생각은 없다. 그냥 뭐.. 연애가 필요한가 봐. 단, 네가 아닌 다른 남자와.

돌이켜보면 원탁이 싫어서 헤어진 것도 감정이 전소돼 끝난 것도 아니었다. 기억 속의 원탁은 참 예쁘다. 악기를 꽤 잘 다뤄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민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대형견처럼 말도 참 잘 듣던 남자였다. 동시에, 기억 속의 원탁은 아주 조금 두렵다. 간혹 이상한 잠꼬대를 내뱉었고, 내가 모르는 어둠을 품었으며, 그 때문인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주아주 가끔 폭력성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뭐 어찌 됐든 다 옛날 일.

경찰로서, 일에 대한 욕망이 크다. 지구대보다 더 큰 물에서 놀고 싶다. 계속 현장에서 일하는 것. 좀 더 실질적인 수사 업무를 맡는 것. 그래서인지 늘 사건사고를, 내 능력을 발휘하고 증명해낼 일을 기다렸다. 바람대로 평온하고 심심하던 지화동이 사건사고로 시끄러워지자 비로소 민조는 평온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안정호

안정호

48세 / 지화지구대 경위

계영 실종 당시 지화지구대 순경이었다. 그 후 근방 경찰서, 지구대를 돌다가 다시 지화지구대 발령 받고 돌아온 지 1년째. 꼰대 소리를 질색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민조, 원탁 등 젊은 후배들과 잘 지내려 애쓴다. 윗사람인 서대장과도 웬만하면 잘 지내려는 평화주의자.
서영환

서영환

57세 / 지화지구대 대장

스스로 성격 좋고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꼰대. 스스로 그릇이 큰 존경 받아 마땅한 어른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밴댕이 소갈딱지. 한 번 믿은 건 끝까지 믿는다. 그걸 의리나 지조,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신념일 수 있단 걸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실수할 수 있단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 범인을 잡으려 고군분투하던 자신에게 감사는커녕 뻣뻣하게 구는 계훈이 얄미워 사사건건 트집 잡으려 든다.
남규원

남규원

35세 / 지화지구대 경장
봉성우

봉성우

28세 / 지화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