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작전공개

[정석희칼럼] 이종혁, 이천희, 최수영을 만나다

[정석희칼럼] ‘연애조작단; 시라노’. 이종혁, 이천희, 최수영을 만나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이 영화의 원작이랄 수 있는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주락(CYRANO DE BERGERAC) '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듯이 tvN 드라마 ‘연애조작단; 시라노’도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와 이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기본 설정에서는 같지만 ‘시라노 에이전시’의 리더 서병훈(이종혁)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서인지 회가 거듭될수록 다른 이야기로 느껴진다. 어쩌면 에피소드마다 바뀌는 개성 있는 의뢰인들과 타깃들 때문인지도, 또 새로이 등장한 차승표(이천희)라는 인물 때문일지도. 바야흐로 삼각관계에 돌입한 병훈과 민영(최수영), 승표, 세 사람을 만나봤다.
(참여: 이종혁, 이천희, 최수영, 정석희 칼럼니스트)

 

 
: 사람의 마음을 대신 얻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인데요. 이런 설정, 이해가 가세요?

이천희 : 정유미 씨가 나온 9화 때 느꼈어요. ‘연애조작단’까지는 몰라도 자신감과 매력을 찾고 바꿔주는 일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종혁 씨는 일생 남의 도움은 필요 없지 않았을까요? 극 중 의뢰인에게 지령을 내릴 때 보면 대사가 입에 착착 붙더군요. 스스로 얼마나 멋있는지 잘 아는 사람. 그래서 대사할 때 자신감이 나와서 대사처럼 안 느껴지는 거예요.

이종혁 : 칭찬으로 알겠습니다. (웃음) 이건 판타지잖아요. 물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다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그리고 조작을 해주면 언젠가 다 밝혀지게 돼있다니까요. 제가 자신이 있었던 건 다 옛날 철없을 때 얘기에요.

입에 착착 붙어 보이게 연기를 하는 거예요

: 지금은 더 하겠죠. MBC ‘일밤-아빠! 어디가?’로 자상한 이미지까지 더 해졌으니. 최수영 씨도 마음먹으면 넘어올 것 같죠? (웃음)

이종혁 : 수영 씨는 이미 넘어왔죠.

최수영 : (웃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종혁 씨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천희 : 저는 여자,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없이 자신이 없어요.
 
 

 
최수영 : 맞아요. 두 분 스타일이 완전 달라요.

이종혁 : 다 농담이고요. 저도 이전 드라마들 KBS2 ‘결혼해주세요’나 SBS ‘신사의 품격’이나,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지 실제론 안 그래요. 실은 제가 하는 대사들이 이상할 때도 많아요.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반반이죠. 입에 착착 붙어 보이게 연기를 하는 거예요.

: 세트가 마음에 들어요. 의상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고요.

이종혁 : 세트가 독특해서 상상력 발휘에 도움이 많이 돼요. 의상은 각자 준비하는데 다들 캐릭터에 맞게 잘하고 오더군요.

최수영 : 배우들이 각자 캐릭터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시나 봐요. 다들 자기 색깔에 맞게 입고 오시니까 겹치지도 않고요.

: 수영 씨는 심지어 물에 빠졌을 때도 아주 예뻤어요.

최수영 :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웃음) 소재가 살짝 비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다행이에요, 잘 나와서.

: 9화에서 ‘민영’이가 ‘승표’에게 ‘다들 말 하고 싶지 않은 사연이 있다’고 말 할 때의 표정, 참 좋았습니다.
 

“설명하기 힘드시면 굳이 설명 안 하셔도 돼요. 사람들은 저마다 남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거니까. 저는 마스터 좋은 사람인 거 아는 사람이니까. 애쓰시지 않아도 돼요. 신경 쓰지 마세요.”
- 9화 중, 민영의 한 마디

이종혁 : 그렇죠? (수영 씨를 보며) 내가 그 때 예뻤다고 얘기 했잖아.

최수영 : 제가 이천희 씨랑 신이 붙으면 예쁘게 나와요. (웃음) 반면 이종혁 씨랑 있을 때는 이상한 표정을 짓게 되요, 자꾸. ‘서병훈‘의 심술에 대응하는 설정이라서 그런가 봐요.
 

 
이종혁 : 연기가 진짜 많이 늘었어요.

: 이천희 씨 연기는 어떠세요?

이종혁 : 원래 연기가 좀. (웃음) 그 장면, 액션도 이상하던데?

이천희 : 어색하죠? 그래도 그 짧은 장면 찍으려고 하루 꼬박 연습한 걸요. (웃음) ‘많이 싸워볼 걸’이라고 생각했죠. (웃음) 격투기 같은 걸 배워봐야겠어요. 얼마 전 영화 ‘감시자’들을 봤는데 정우성 선배님 액션 연기, 정말 대단하더군요. 부러웠어요. 그래도 승표 역할, 마음에 들어요. 그 전에는 SBS '그대, 웃어요‘도 그랬고 대부분 뭔가가 없어서 부딪히는 역할들이었거든요. 돈이 없다거나 권력이 없다거나. 이번에는 다 갖춘 역할이잖아요. ‘서병훈‘과 맞닥뜨릴 때도 제 손 안에서 놀고 있는 느낌이고요. 왜 사람들이 더 많이 갖고 싶어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돼요. (웃음) 왜 지금까지 이런 역할을 못 했을까요?

: 허당 이미지를 확실히 벗었다고들 합니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왜 그렇게 허당 이었던 거예요?

이천희 : 그러게요. 이상하게 저한테만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더라고요. 유재석 씨나 개그맨들은 하늘이 돕는 거라고 하시던데. 갑자기 땅이 꺼지거나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솟구치고 그랬어요. 사실은 평상시 그런 캐릭터이긴 해요. (웃음)

: 세분만 봐도 현장 분위기가 짐작이 됩니다. 다른 현장보다 편하지 싶은데요.
 

 
이종혁 : 배우들 연령대가 낮고 중견 배우들도 안 계시니까 아무래도 편하죠. 다들 친구처럼 지내요, 그냥.

: 드라마는 선배에게 배우는 것이 크잖아요.

이종혁 : 이천희 씨가 많이 가르쳐요.

이천희 : 무슨 그런 말씀을, 저 학교 들어왔을 때 최고 학번 선배님이신걸요. 제가 꼼짝도 못하죠.

이종혁 : 그렇지 않아요. 그때는 그랬다 해도 이젠 동료잖아요.

: 무진(홍종현)과 아랑(조윤우)의 연기는 어떠세요?

이종혁 : 각자 색깔이 잡힌 지 꽤 됐어요. 지금도 좋지만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배우 되어야죠.


 
: 누구 중심이 아니라 각자 이야기가 있어서 좋아요.

이천희 : ‘무진’ 캐릭터도 좋죠? 스토리도 재밌고요. 조윤우 군은 예전에 ‘꽃미남 라면가게’에도 나왔던데 귀엽더라고요. ‘아랑’ 캐릭터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그 나이 때에는 꿈도 못 찾고 헤매고 있었는데, 다들 꿈을 찾아서 열심히 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러워요. 제가 20대에 아이돌이었으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요.

이종혁 : 저도 한창 좋을 때 군대 갔으니까요. 스물한 살에 군대 갔어요. 근데 저는 어릴 때부터 ‘잘 안되어도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있었어요.

: 준수 군도 아빠 닮아서 그런지 긍정적이더군요.

이종혁 :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는데 저랑은 좀 달라요. 승부욕이 장난 아니거든요.
 

 
: 아이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키우시더군요.

이종혁 : 그건 애들 마다 달라요. 다그쳐서 되는 애가 있고, 달래야 되는 애가 있고 그래요. 준수는 후자죠.

: 드라마 촬영 현장과 ‘아빠 어디가’에서의 이종혁 씨, 다른 점이 있나요?

최수영 : 똑같아요. 저도 자주 보는데 예능 포인트를 잘 아시더라고요.

이천희 : 저는 재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애를 키우나 유심히 보거든요. 저도 이종혁 씨 같은 스타일인데요.

: 빨리 키워서 이종혁 씨를 밀어내고 ‘아빠! 어디가?’에 들어 가셔야겠어요.

이천희 : 그러게요. (웃음)

주위에서 많이 부러워해요

: 개성 있고 잘 생긴 분들이 많아서 수영 씨에겐 특히나 좋은 작업 환경이에요.

최수영 : 그렇죠? 배우뿐만이 아니라 스텝 분들도 멋있어요. 주위에서 많이 부러워해요.

이천희 : 그건 정말 그래요. 보통 드라마 팀들은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도 못 하고, 수염도 원치 않게 기르곤 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팀은 항상 깔끔해요. (웃음)
 

 
: 지난번엔 공유 씨도 나오셨더라고요. 하지만 공유 씨와는 부딪히는 장면은 없었죠?

최수영 : 그러니까요! 매번 타깃에 접근하는 것이 ‘공민영’ 일이었는데 왜 그날은 하필 물에 빠져가지고. 그렇지 않아도 스케줄 표를 봤는데 공유 씨는 아침 일찍 찍고 가시더라고요. 아예 뵙지도 못 한 걸요.

: 그런데 따지고 보면 좋은 것도 아니네요. 삼각관계에 돌입했는데 두 분 다 유부남에 애 아빠니까. (웃음)

최수영 :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할 수 있어요. 제가 아직은 멜로에 많이 약하거든요. 아마 이 두 분이 아니었으면 더 어색했을 거예요.

: 본인이 ‘공민영’이라면 누굴 택하겠어요?

최수영 : 저는 마스터요.

이천희 : (박수)

최수영 :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인물이 나를 통해서 바뀌어 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요. 제가 원래 오지랖은 넓어요. 하지만 ‘공민영’은 냅다 지르고 보는 스타일인데 저는 눈치도 많이 보고 귀도 얇고, 주관이 뚜렷하진 않아요.
 

 
소리 소문 없는 것이 다행이죠

: tvN ‘제 3병원’으로 연기 경험이 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은 처음이죠? 소리 소문 없이 시작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MC도 잘 하고 계시고.

이종혁 : 잘 해요. 끼가 있어요. 아이돌인데, 걱정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감이 워낙 좋더라고요. 소녀시대랑 연기를 하니 좋기도 했고요. (웃음)

최수영 : 소리 소문 없는 것이 다행이죠. (웃음) 저는 어떤 목표를 세워서 쟁취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고민이긴 한데 천천히 하고 싶어요. 주목을 받기 보다는 좋은 경험을 하고 좋은 인연을 만들고 싶거든요. 이 역할을 통해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생각하면 연기에 그게 다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공민영’에게 미안한 일이잖아요.

: 종방이 얼마 안 남았는데요. 시즌제도 가능하지 싶어요. 다음 시즌으로 이어진다면 다들 함께 하실 건가요?

이종혁 : 그러면 저희야 좋죠.

이천희 : 저희끼리 이런 에피소드도 나오면 재미있겠다고 얘기도 하고 그래요. 어르신들이 첫사랑의 기억을 갖고 찾아가는 내용도 재미있을 것 같고, 외국에 나가서 알게 된 사람을 찾는 내용으로 가도 재미있을 것 같고.

최수영 : 엄청난 공부가 되겠어요. 매회 다른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게 되는 거잖아요.

: 꿈은 이뤄지라고 있는 거니까 시즌제가 되는 꿈을 꿔보기로 하죠.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pilogue
인터뷰가 있었던 날은 26일이었는데 이종혁 씨가 착각을 했는지 사인을 할 때 ‘6월 28일’이라고 썼다. 그걸 보던 최수영 씨가 갑자기 단말마 비명을. “오늘이 28일이에요?” 알고 보니 28일이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의 생일이라나. 이종혁 씨 曰 “서현이 뭐 좋아해? 선물 사줘야겠다.” 수영 씨가 응수하길 “진짜요? 그럼 제 생일도 미리 챙겨주면 안돼요?” 그렇게 옥신각신 오가는 농담을 훈훈한 미소로 지켜보는 이천희 씨까지, 참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자신의 차가 있는 역할은 처음이라며 웃던 이천희 씨, 언젠가 ‘아빠! 어디가?’에서 만나게 될까?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사진. tvN, 스튜디오S 전원재, 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