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강석준

강석준(남, 43세) / 이종혁
완벽주의 라디오국 본부장

난 널 되찾을 거야. 아직 주지 못한 게 많으니까.

살아있는 방송국의 신화. 최연소 본부장직은 물론 최연소 사장직까지 거론될 정도로 언론인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선망의 대상이다. 과거 특파원 시절부터 팬덤이란 것을 형성해 어딜 가든 팬을 몰고 다녔으며 그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언론에, 대중들에게 영향을 주는 타고난 언론인이다.

언제나 무표정한 얼굴, 세 마디를 넘지 않는 절제된 언행,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포스 때문에 뜻하지 않은 신비주의로 수많은 루머들이 방송국에 퍼져있지만 그 모든 루머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딱 두 사람 뿐이다. 유일한 술친구 닌자, 그리고 얼마 전 헤어진 연인 행아.

딱히 가진 거 없이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모든 걸 혼자 해내야 했다. 야망이 넘치던 것은 아니지만 자신으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젊음을, 시간을, 청춘을 버렸다.

그래서 눈 가린 경주마처럼 달리며 주변을 돌아보지 못할 때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인 듯 언제나 그의 곁에서 맴돌아 준 행아가 소중했고 당연하다 여겼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돌아오면 반겨주는 행아가 당연했고, 모처럼 휴일 날 하루종일 자다 눈을 떴을 때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행아가 당연했다. 그래서 사라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낌새를 느낄 새도 없이 자신의 삶으로 천연스레 들어온 행아가 그렇게 끝까지 함께 할 줄 알았다.

일 때문에 연락하지 못해도, 생일 날 챙겨주지 못해도, 아픈 날 저를 두고 출근하는 자신의 뒷모습에도 늘 던져지는 ‘괜찮다’는 말에 진짜 모든 게 괜찮은 줄 알았다. 자신이 좀 더 원하는 자리에 올라가면 행아에게 못했던 모든 것을 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떠났다. 잡을 기회도 주지 않고 내 삶 속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헤어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헤어진 적이 없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라 말하러 간 그곳에 낯선 남자가 있었다. 오빠란 말로 남자처럼 구는 행아의 소꿉친구가 거슬리지만 기다려 줄 수 있다.

행아가 자신에게 늘 그랬듯, 이젠 자신이 기다려 줄 차례란 걸 안다.
라인

조동일

조동일(닌자/남, 45세) / 박원상
라디오 부장

라디오의 황금기를 함께 걸어 온 라디오 책임프로듀서.

혀로 사람을 난도질 한다하여 풀네임 ‘조둥아리 닌자’ 일명 ‘닌자 조’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 또한 이 별명을 자랑스러워 하지만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 이 별명을 지었다는 점은 비밀 아닌 비밀.

다들 어려워하는 석준의 옆에서 쉴 새 없이 떠들 수 있는 동기이자 유일한 친구. 행아의 절친인 태희 조차 모르던 행아와 석준의 관계를 유일하게 알고 있던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석준의 입이 아닌 특유의 동물적 감각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방송국 내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알고 있으며 하루 종일 방송국 로비에서, 화장실에서, 쉼터에서, 사무실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그가 부지런한 워커홀릭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그의 집이 방송국 숙직실이기 때문.

몸에 문신처럼 새긴 듯 한 등산복 자켓이 트레이드 마크며, 숙직실에서 혼자 끓여 먹는 라면이 주식인 그.
홀로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로 지내다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며 불륜으로 마음 털리고, 위자료로 돈까지 털린 딱한 신세지만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기러기 아빠로 지내온 탓에 함부로 술을 마시지도, 함부로 놀지도, 함부로 돈을 쓰지도 않는 그의 진가를 알아주는 한 여인이 다가온다. 자다가 꿈으로도 꾸지 않을 거 같은 일이 눈앞에 벌이지다니..

그는 과연 새롭게 다가오는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