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인희 (원미경) | 엄마

인희 (원미경) | 엄마

일밖에 모르는 무뚝뚝한 남편의 아내로, 나이가 꽉 찬 딸내미와 대학 합격을 기다리는 삼수생 아들을 둔 엄마이자, 가끔 헛소리도 하고 기저귀 신세를 지는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이 시대의 평범한 엄마이다.

풍족하게 키우진 못했지만 그래도 부족함 없이 사랑을 주며 남매를 키워냈고, 미우니 고우니 해도 평생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시어머니의 치매도 자신의 몫으로 여기며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잘 배웅하겠다는 마음이다. 큰애 출산할 때도 곁에 없었던 일밖에 모르는 남편이지만 표현을 잘 할 줄 몰라 그렇지, 따뜻한 마음의 남자라는 걸 잘 안다.

이렇게 오손도손 때로는 아옹다옹하며 아내이자 며느리이자 엄마로 살아온 세월이 삼십 년이 훨쩍 넘었다. 일 년 뒤 남편이 정년퇴직하면 가평의 새집에서 부부가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 양지바른 그 집에서 시어머니를 편안히 모시는 것. 이것이 엄마가 갖고 있는 작은 바람이었고 곧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설렘에 부풀어 있었다.

한동안 소변보는 것이 계속 불편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더니, 자궁암이란다. 요즘 같은 세월에 그깟 자궁암 따위 드러내면 깨끗한 것을 무슨 걱정이랴 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