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뺨치는 외모와 기럭지, 웬만한 연예인보다 잘생겼으며, 웬만한 여자 연예인들도 탐내는 남자. 그러나 그 웬만한 여성들 따위는 거들떠도 안 보는, 여신급 여자 배우의 추파보다 길고양이 밥 먹이는 게 더 중요한 남자. 그래서 그녀들을 더욱 안달 나게 만드는... 미치도록 갖고 싶은 남자. 업계 1위 대복그룹 오너의 외아들. ‘차진욱’,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한 남자.
경영 수업은 뒷전이고 날마다 클럽에서 흥청망청 파티를 즐긴다. 어딜 가나 자연스레 주인공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다. 허나 진욱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난 ‘차진욱’이니까. 세상의 중심은 나니까! 스치기만 해도 다음날 스캔들 기사의 주인공이 될 정도다. ‘이러다 다음엔 눈만 마주쳐도 임신시켰다고 터뜨리겠네.’ 하며 시크하게 조소하는 그를 보다 못한 차 회장은 밑바닥부터 배우라며 강원도 바닷가 리조트의 말단 직원으로 유배 보낸다.
그곳에서 그 여자, 유미와 운명적으로 조우하게 된다. 벨보이, 청소, 케이터링 수발까지 오만 잡일을 도맡아 하던 중, 진욱의 실수로 유미의 들러리 드레스가 케이크 범벅이 되고, 욕조에서 와인을 마시다가 자빠진 유미를 발견, 자해를 시도한 줄 오해하고 앰뷸런스를 부르며 둘러업는 등 우스꽝스런 악연으로 꼬이게 된다.
우연인 듯 운명 같은 그날, 두 사람은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그녀는 온데간데없이,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진욱은 화가 치솟았다. 수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아침을 같이 맞이하고 싶다 느낀 건 그녀가 처음이었는데. 그런데, 날 바람맞혀…? 감히 차진욱을?
진욱의 엄마, 강원도에서 죽집을 운영하고 있다. 섬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대복을 만나 결혼을 해 진욱을 낳았다. 하지만 재벌가의 삶을 못 견뎌 결국 이혼을 하고 강원도로 떠났다. 진욱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외양은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드라마에 으레 나오는 회장님의 면모이지만, 까면 깔수록 ‘꽃보다 할배’스러운 친근한 모습이 드러난다. 자유 영혼을 지닌 섬 처녀에게 반해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진욱을 낳았으나, 아내는 재벌가의 삶을 답답해하며 못 견뎌 했고 결국 이혼했다. 입신양명 금의환향한 혜리를 며느리로 삼기 위해 반강제로 결혼을 진행하던 와중에 진욱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유미를 소환해 다짜고짜 친권과 양육권을 요구한다. 유미가 아니라고, 걘 내 동생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래, 그렇게 말하고 싶겠지.” 하며 듣지도 않는다. (유미, 진욱이 이 할배를 정말 쏙 빼다 박았구나... 싶다.)